오늘 하루 타카오의 럭키아이템은 키스!? 오하아사 열혈 청취자 미도리마가 전갈자리의 럭키아이템을 듣고 본격 멘붕하던 날! 타카오에게 가장 행운 넘치는 하루를 만들어주기 위해 자신의 입술을 포기하기로 결심한 미도리마가 타카오를 쫓아다니며 키스를 시도하는 가벼운 개그북입니다. (※ 주의 : 마법소녀물이 아닙니다.)
[샘플]
그 날의 아침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외출 준비를 마친 미도리마는 언제나처럼 왼손의 다섯 손가락을 붕대로 감는 중이었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작업이지만 그에게는 어느 순간보다 경건하고 진중한 시간이었다. 손톱을 보호해야한다는 사명감과는 별개로 오늘 하루의 운명이 순탄할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시작과도 같았다.
붕대의 감김이 흡족하지 않아 몇 번이고 다시 해야 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오하아사의 순위가 좋지 못했고 하루 일과도 엉망이 되었다. 반면에 순조롭고 만족스럽게 붕대를 감은 날에는 꼭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운명의 선택을 받았다. 붕대가 운명을 좌지우지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행운이 따르는 날에 붕대가 잘 감기는 것이겠지만, 그에게 중요한 것은 순서가 아닌 열심이었다. 자신의 할 일을 다 한 후에야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그의 인생관에서 사소한 일에도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은 존재에 대한 모욕이나 다름없었다.
라디오에서는 한창 오하아사 방송이 진행되는 중이었다.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별자리별 순위와 오늘의 럭키아이템이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식탁 끝에서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볼륨이 높았다. 시험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여동생의 항의에 따라 이어폰을 착용한 것이기는 했지만 가족들 모두 이 방송을 시청해야한다는 미도리마의 의견을 굽히지는 못해 이런 지경에 이르렀다.
[4위는 게자리네요! 럭키 아이템은 마법의 지팡이입니다! 오늘 하루 당신에게 마법 같은 일이 펼쳐지길!]
4위 정도면 무난한 출발이었다. 럭키 아이템의 구입 난이도 역시 하(下) 수준. 바로 떠오른 물건도 있으니 등굣길에 구입만 할 수 있으면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미도리마는 계속해서 귀를 기울였다. 아직 전갈자리에 대한 정보가 나오지 않은 탓이었다. 그는 요즘 들어 전갈자리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여 주었다. 교실에 도착해 제일 먼저 만나는 대상인 타카오 카즈나리에게 그의 별자리에 관한 순위와 필요한 럭키 아이템을 찾아주는 것이야말로 미도리마가 근래 들어 발견한 새로운 취미생활이었다.
[1위와 꼴찌는 동시에 발표합니다! 1위는 전갈자리입니다, 축하드려요!]
매일 같이 럭키 아이템을 찾으러 끌려 다녀야 하는 타카오의 입장에서는 별로 즐거워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자신의 연인이라면 응당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여자―아니, 남자여야 하는 것이다.
[오늘 하루 행운은 당신의 편입니다! 줄곧 바라던 것을 얻을 수 있으니…….]
연인이라는 명칭을 딱히 내켜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단어가 아니고서는 자신과 타카오의 관계를 정의하기는 어려워보였다. 시작은 언제였더라. 그러니까 약 두 달쯤 전이었을 것이다.
[오늘의 전갈자리 럭키아이템은…….]
한동안 혼란스럽던 마음을 다잡아 내가 너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더니, 얼어버린 듯 당황하던 타카오가 그 수줍은 입술을 열어 대답하길…….
[키스―,]
미도리마는 착용하고 있던 이어폰을 뽑아 던져버렸다. 아직도 큰 소리로 무언가 떠들어대는 이어폰을 엠피쓰리에서 분리시키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려 애쓰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의 얼굴색이 파랗게 떠올랐다가 이윽고 새하얗게 변했다. 몇 번이고 곱씹어보았지만 그가 잘못들은 것이 아니었다. 오늘의 1위는 전갈자리. 럭키아이템은 키, 키스. 속으로만 생각했을 뿐인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의 생애에 이토록 당혹스러운 일이 또 있었을까!
그러나 미도리마는 재빠르게 자신을 다잡고 생각을 정리했다. 럭키아이템은 럭키아이템일 뿐이다. 불행하게도 현재 타카오 카즈나리에게는 여자 친구가 없다. 세상에 단 한 명뿐인 타카오의 연인은 바로 미도리마 자신이었다. 또한 타카오가 무사히 럭키아이템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 역시 자신이 해야만 하는 역할이었다.
미도리마 신타로가 타카오 카즈나리의 행운 넘치는 하루를 위해 자신의 입술을 희생하기로 결심한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였다.
고등학교 2학년생 키요시가 과거로 돌아가 8살의 휴가를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키요시가 무릎 재활치료를 위해 묵고있는 704호 병실에는 신비한 문이 있어서, 밤 12시가 되던 어느 날 키요시가 어린 휴가가 있는 과거의 세계로 넘어가게 되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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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린 고등학교 농구부 2학년, 키요시 텟페이가 8개월 째 입원해 있는 이 병원에는 환자들 사이에서 전해지는 이상한 소문이 하나 있었다. 매주 일요일 밤 12시가 되면 귀신이 나타나 돌아다닌다는 병동전설, 혹은 괴담 같은 것이었다. 귀신의 모습이 80대의 노인이라는 둥 10살짜리 꼬마라는 둥 술주정뱅이 아저씨라는 둥 한 많은 여고생이라는 둥 목격자들의 증언이 각기각색으로 이어졌었지만, 얼핏 중구남방처럼 보이는 이야기들 사이에도 한 가지 공통점은 있었다.
7층 왼쪽에서부터 네 번째 병실. 침대가 두 개뿐인 이 2인실이 바로 그들의 접점이었다. 귀신을 보았다고 주장하는 목격자들은 하나같이 이 병실에 묵었던 사람들이었다. 소문이 널리 퍼질수록 환자들의 기피도 심해져 근래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병실이 되었지만, 입원환자들이 많아지는 시기에는 남는 병실이 없어 반드시 누군가가 사용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었다.
“딱 한 달이에요. 3층의 확장공사가 마무리 될 때 까지만요. 키요시 씨는 재활이 주 치료이기 때문에 다른 환자들처럼 병실 이동에 큰 부담도 없으시니 죄송하지만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특별히 병원 측에서 공사시간동안 특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드렸으니 생활하시는 데는 오히려 편하실 거예요.”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조잘조잘 설명하기 좋아하던 간호사가 이윽고 걸음을 멈췄다.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질질 끌며 따라온 키요시가 시선을 내렸다.
704호. 키요시 텟페이.
간호사가 문패에 팻말을 밀어 넣으며 말을 이었다.
(중략)
불도 켜지 않은 병실에 누워 꿈뻑꿈뻑 눈만 감았다 뜨려니 어둠에 휩싸인 저 천장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것만 같다. 다시 잠을 청하려 해보았지만 재활에 지쳐 낮잠을 너무 오래 잔 탓에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다. 아까부터 바스락 거리던 소리도 점점 잦아져 잠을 방해해 왔다.
“…응?”
바스락 거리는 소리?
키요시는 의아함을 느끼며 몸을 일으켰다. 12시는 당직인 간호사들과 응급실에 상주하는 의사들을 제외하면 아무도 남아있지 않아야 하는 시간이었다. 게다가 이 층은 전부 특실로 구성되어 있어 화장실조차 병실 안에 있었기에 누군가가 복도로 나오는 일도 드물었다.
그럼 대체 뭐지? 혹시 생쥐? 키요시의 얼굴이 일순 새파래졌지만 도리질을 치며 애써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이미 오래 전, 어느 곳보다 깨끗해야 할 병원 안에 쥐가 돌아다닐 리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렇다면…, 혹시 사람들이 말하던 704호의 귀신…?
키요시는 이불을 끌어 뒤집어쓰고 조심스레 문가로 다가갔다. 바스락 소리가 점점 커지는 것을 보니 문 바깥에 무언가가 있는 것은 확실해보였다. 환청인지 아니면 귀신이 부린 요술에 걸린 탓인지 이제는 깔깔 거리는 웃음소리마저 들려오는 듯했다. 이 병실에서 귀신을 보았다는 사람은 많지만 죽었다는 사람은 없으니 악령은 아닐 테고, 어쩌면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허탄한 생각으로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며 그는 조심스레 다가갔다.
키요시는 마른침을 삼켰다. 꿀꺽, 하는 소리와 함께 목울대가 움직였다. 문 가까이에 손을 가져갔다. 문을 열면 그 어떤 두려운 존재가 자신을 기다릴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밀려드는 호기심을 막을 방도 또한 없었다. 키요시가 손잡이 홈을 잡고 천천히 힘을 주자, 그를 가두어두던 병실문이 조금 열렸다. 빛이 새어 들어왔다. 덮어쓰고 있던 이불이 흘러내렸다.
자정을 넘긴 시간이므로 복도는 어두워야했다. 그러나 살짝 열린 문틈으로 새하얀 빛이 쏟아지고 있다. 인위적인 전등의 냄새가 나지 않았다. 틈사이로 비집고 온 바람에 풀냄새마저 실려 있다.
키요시는 망설이지 않고 문을 열어 젖혔다. 조금씩 밀고 들어오던 빛이 그를 향해 단번에 쏟아진다. 캄캄하던 병실이 온통 하얀 빛으로 물들었다. 온 몸을 덮칠 듯 파고드는 빛살에 눈이 부시다. 그는 손을 들어 빛을 가리면서도 눈앞에 벌어진 일을 확인하기 위해 애썼다.
갑작스레 덮쳐온 빛에 적응하지 못해 쩔쩔매던 키요시는 하얀 빛이 전부 사그라진 후에야 눈앞에 벌어진 풍경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상이 정지한 듯,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저도 모르게 눈을 크게 떴고 당황한 입이 조금씩 벌어졌다. 키요시가 눈을 비볐다. 볼을 꼬집었다. 그러나 눈앞에 드러난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문이 열린 곳에는 불 꺼진 복도도, 노래하는 아이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곳은 완전한 다른 세계. 형광등 불빛이 아닌 온기가 서린 햇살이 있는 곳. 키요시가 천천히 그 빛의 세계 안으로 발을 디뎠다.
키요시가 막 재활훈련을 마치고 세이린으로 돌아왔을 당시의 이야기입니다. 1년의 공백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키요시의 실력이 카가미와 붙어서도 뒤지지 않는 것을 보면서 휴가가 열등감을 느끼게 됩니다. 키요시를 빛, 자신을 그림자라고 생각해서 점점 가라앉아가는 휴가의 바보같은 생각을 키요시가 사랑으로(?) 교정해주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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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핫! 카가미! 넌 정말 많이도 먹는구나!”
키요시가 껄껄 웃으며 카가미의 등을 두들겨대자 입으로 들어가던 치즈버거가 튀어나올 지경인지 카가미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쿠로코가 작게 한숨을 쉬며 키요시의 말에 의견을 덧붙였다.
“자라나는 청소년치곤 지나친 감이 없지 않습니다만.”
“쿠로코 너도 이런 식으로 식습관을 바꿔보는 건 어때? 혹시 알아? 그러면 카가미처럼 근육이 붙을지도!”
“…싫습니다.”
단칼에 잘라내는 쿠로코가 뭐 그리 웃겼는지 키요시는 또 한 번의 웃음을 터트렸다. 넉살 좋게도 잔뜩 신이 난 얼굴로 두 후배의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리며 친한 척 굴고 있다. 그래봤자 만난 지 겨우 삼사일. 다시 돌아온 키요시가 농구부에 적응하는 데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는데 괜한 우려인 모양이었다.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마치 처음부터 함께 있었던 것 같은 착각마저 들게 한다. 스스로가 1년간의 공백을 매워보려 어떻게든 애를 쓰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사교성 좋은 바보천치에 불과한 것인지는 분간할 수 없다. 1년 전의 키요시 텟페이는 어떠했더라…. 사실 잘 기억나지 않았다.
따지고 보면 함께 한 추억은 얼마 되지 않는다. 숫자로 헤아려봐야 반 개월 정도. 그것도 초반에는 농구부를 만든다느니 하지 않겠다느니 실랑이를 하느라 아깝게 흘려보낸 시간이 대부분이다. 제대로 된 팀이 갖춰져 실제로 연습을 하고 시합을 뛰고 서로의 패스를 주고받은 것은 굉장히 짧은 나날들이었다. 어쩌면 쿠로코나 카가미가 키요시 텟페이를 알아가야 하는 부분과, 내가 키요시 텟페이를 알아가야 하는 부분은 상당히 겹쳐있는지도 모른다. 그래. 난 아직 이 녀석에 대해 잘 모르는 걸지도 모른다고.
(중략)
나는 눈을 들었다. 앞에 앉은 키요시의 얼굴이 환하다.
“하하! 작년엔 그랬단 말이에요?”
“선배들도 바보 같은 때가 있군요.”
“그렇지? 그래서 코가네이랑 이즈키가…….”
왁자지껄하게 울려 퍼지는 속에 그의 목소리가 있다.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 키요시의 언어는 조금의 모남도 없이 둥글게 녹아져 있었다. 아아. 그래. 녀석은 빛이다. 원래부터 녀석의 주변에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높은 곳에 있어서 다가갈 수 없고, 그럼에도 끊임없이 부어지는 녀석의 온기는 진짜다. 빛과 그림자라. 그렇다면 빛의 역할은 키요시의 것이다. 그것이 화가 났던 것이다. '나의 빛'이라고 당당하게 선언할 수 있는 키요시 텟페이의 존재가 너무나 밝아서, 너무나 높아서, 너무나 멀어서 닿을 수 없다는 것이 미치도록 짜증이 났다.
기다려줄 테니 따라오라고 호언장담하듯 말하긴 했지만 결국 등을 보고 있었던 것은 내 쪽이다. 발버둥 치듯 따라가는 것은 키요시가 아니라 내 쪽. 그런 발버둥을 잡아 이끄는 것은 내가 아니라 키요시 쪽인 것이다. 애초 농구부가 시작 할 때부터 그래왔다. 키요시 텟페이. 이 녀석은 나의 은인. 내게 농구를 되찾아 주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한 난 처음부터 지금까지 키요시 텟페이의 등을 보며 녀석의 농구를 따라 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중학교 시절 농구를 하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 때에 내가 보던 빛이 수많은 강호들이었다면, 지금 내가 보는 빛은 키요시 텟페이라는 것. 결국 그 차이 뿐. 난 언제나 무언가의 등을 보지 않으면 달릴 수 없었고, 결국엔 그 등을 넘어설 수도 없었다.
깊게 가라앉아가는 분노, 그 끝에 빛을 향한 열망이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지만, 이번에도 나는 같은 선택을 했다. 키요시 텟페이. 나는 이 녀석이 싫다. 그리고ㅡ,
10월 진격의 거인 통합 배포전 조사덕단에서 나오는 신간 2권 예약 및 수량조사 중입니다.
부스명 니덕분애 / 부스위치 택5 입니다.
10월 코믹에도 가져갑니다. 코믹때 구입하실 분들도 함께 참여해주세요.
1. Dies Irae
* Dies Irae / 표지·글 Tat / 소설 중철 카피본 / B6 32p / 3500 / 아르민 중심 올캐릭터
원작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엘런이 아르민을 구하지 못해 아르민이 거인에게 잡혀먹었고, 거인화 역시 아르민이 하게 되었다는 설정의 이야기입니다. 만화책 기준으로 1권 끝에서부터 8권 중반까지의 스토리가 엘런이 아닌 아르민을 통해서 진행되며 아르민을 중심으로 엘런, 미카사, 리바이와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커플링 성향은 없고 다른 캐릭터들도 조금씩은 등장합니다.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가져왔기에 분위기가 결코 밝지 않습니다. 취향이 아니신 분은 주의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