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카의 고민 글상자/Inazma 112013. 9. 10. 22:31
# 본격 되도않는 개그물 유카의 고민
# 이거 쓸 당시에는 그냥 개그로 쓴 거였는데 나중에 밝혀졌죠 고엔지의 그 불꽃머리는 정말로... 정말로...! 큽!
이나단 아직 안보신 분 계신가 두번 보세요 세번 보세요 정말 재밌어요!
하루나 언니. 나 좀 고민이 있어. 무슨 고민이냐구? 그게 말하기가 좀 그래. 그래도 말해보라구? 그럼 다른 사람들한테 비밀로 해줘. 절대로 이야기 안할거지? 우리 오빠한테도 이르면 안돼? 알겠어. 그럼 말할게. 그러니까 무슨 고민이냐면 말이야.....
유카의 고민
by. Bido Enhuki.
내가 많이 생각해봤는데 말이야. 아무래도 우리 오빠는 다른 사람들하고는 좀 다른 것 같아. 글쎄 뭐가 다르냐고 물어본다면 딱히 나도 잘 모르겠지만 말이야. 혹시 언니네 오빠도 새벽같이 일어나서 머리세워? 우리 오빠는 머리가 뾰족한 게 정말 중요한가봐. 하루도 빼먹지 않고 새벽에 일어나서 머리감고 하얀 로션을 머리에다 막 발라. 사람들이 만지면 따가울 정도로 뾰족하게 하는게 중요하대. 앞부분은 꼭 다섯갈래여야 하고 뒷부분도 가지런해야 한다나. 근데 뒷부분은 거울로 안보이니까 오빠가 뒷머리에 로션바를 땐 내가 꼭 거울하나를 더 들고 있어야돼. 난 이것때문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 정해진 시간만 되면 오빠가 거울 들고 있으라고 날 깨우거든.
근데 원래 로션을 머리에다 바르는거야? 나는 얼굴에 로션 바를 때 조금밖에 안쓰는 데 오빠는 조금가지고 안되나봐. 매일매일 한통을 머리에 들이부어. 한번은 내가 조금만 바르라고 한소리 했거든? 그랬더니 말이야 오빠가 한다는 말이, 조금씩 바르면 축구할때 풀린다는거야. 파이어 토네이도 쏘면서 빙글빙글 돌 때 다 풀려버린다나?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많이많이 발라야 한대. 그것뿐만이 아니야. 머리에 로션칠을 다하고나면 꼭 눈썹을 깍는데 굳이 번개모양으로만 깍아야된데. 라이몬 중이니까 번개모양이어야 된다나봐. 오빠는 나중에 내가 어른이 되면 오빠 마음을 알거라는데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모든 오빠들이 다 그런것 같지는 않아서 말이야. 언니네 오빠도 아침마다 머리에 로션바르고 눈썹깍아? 그것도 해뜨기 전부터 일어나서?
응? 언니네 오빠는 머리도 안감아? 왜? 레게머리? 레게머리가 뭔데? 머리 못감는 머리야? 그것 참 냄새나겠다. 근데 언니네 오빠도 머리에 로션 바른단 말이야? 응? 근데 머리를 묶고나서 로션을 바른다고? 듣고보니 언니네 오빠도 이상하다. 왜 뒷머리를 하늘 높이 세우는게 그렇게 중요한거야? 아니면 내가 아직 잘 몰라서 그러나? 그렇구나, 오빠들은 원래 아침마다 머리에 로션을 발라야 되는구나? 그럼 우리 오빠가 이상한게 아니었네? 다행이다. 난 우리 오빠가 엄청 이상한 사람인줄 알고 아빠한테 말해서 치료받게 해야되나 걱정했거든. 고마워 언니! 언니 덕분에 고민이 풀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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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나 언니. 나 또 고민이 생겼어. 언니가 지난번에 우리 오빠만 이상한 건 아니라고 했지만 말이야, 난 아무래도 우리 오빠가 이상한 것 같애. 내가 오빠 축구경기가 있는 날 오빠를 보러 축구장에 갔거든. 근데 정말 이상하더라는 말이지.
왜 우리 오빠만 동료들이랑 다른 색깔 신발을 신는거야? 다른 동료들은 다 똑같은 색 신발을 신고있는데 우리오빠만 맨날 다른 신발을 신고있어. 원래 신발도 유니폼처럼 다 똑같은 걸로 주는 거 아니야? 근데 그 신발은 맨날 우리 집 신발장에 있거든. 나는 오빠가 그 신발을 신고 나가는 걸 한번도 본 적이 없어.
그리고 우리 오빠는 교복이며 운동복이며 깃이 있는 옷은 전부 밧밧하게 세워놓거든? 가끔은 집에서 안입는 옷도 옷걸이에 옷깃 세워서 걸어놓고 드라이로 말려. 매일매일 말려주지 않으면 밖에나가서 잘 서질 않는데. 오빠는 유니폼을 원래 그렇게 입어야 맞는거라고 했는데 경기장에 가서 가만히 보니까 유니폼 깃이 반짝 서있는건 우리 오빠 옷 밖에는 없더란 말이지. 언니네 축구부에서는 옷입는 법도 제대로 안알려주나봐? 다음에 우리 오빠 만나면 제발 제대로 옷입는 법좀 가르쳐줬으면 좋겠어. 우리 오빠 혼자 옷 다르게 입는데 너무 불쌍한 마음이 들잖아.
응? 언니네 오빠도 동료들이랑 다른 색깔 신발 신어? 그래? 그럼 아무 신발이나 신어도 상관 없는거였나? 하긴. 언니 말도 맞아. 우리 오빤 그냥 옷깃 세우는게다지만 언니네 오빠는 한눈에 보이는 그 빨간 망토. 아니야 언니. 그건 언니네 오빠가 이상한 게 아니라 순수한거라고 생각해. 내가 보기에 언니네 오빠는 아마 빨간망토 차차의 팬이었을거야. 차차가 좀 귀엽게 생겼잖아? 남자들이라면 충분히 좋아할 수 있다고.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언니.
응? 고글? ......글쎄 고글은......
자, 자기 나름의 포인트인가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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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언니. 혹시 중2병이라는 말 들어봤어? 난 아무래도 우리 오빠가 중2병에 걸린 것 같아. 근데 이거 심각한 병이야? 우리 아빠 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는 병일까? 설마 이 병 때문에 오빠가 죽는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난 너무 슬플거야.
그래서 난 요즘 우리 오빠가 만화영화를 보지 못하게 하고 있어. 그리고 영웅이 등장하는 영화도 안돼. 그게 말이야... 누군가한테 말하기는 좀 부끄럽지만 아무래도 우리 오빠가 그런 영웅들을 좀 따라하는 것 같애. 필살기를 쓰고 나서 땅에 착지를 하는데 그냥 내려오면 되지 굳이 양팔을 벌리면서 폼을 잡더라니까? 내가 친구들한테 들었는데 이런 증상은 초기에 잡아야된데. 안그러면 중2병이 될 수도 있다면서 말이야. 아직은 우리 오빠 증상이 중2병 초기증상이기를 바라고 있어.
뭐? 설마 언니도 오빠의 중2병을 의심하고 있는거야? 왜? 언니네 오빠는 증세가 어떤데? 뭐? 운동장에 등장할 때 레드카펫을 깔아? 하긴 그것도 그렇네. 나 옛날에는 말이야 언니가 언니네 오빠한테 '당신은 타인이야!'라고 했다고 들어서 언니가 좀 미웠는데 말이야, 지금 생각하니 이해가 돼. 아무리 친오빠라도 몇년만에 만났는데 이미 병들어있었다면 아는체하기가 그렇겠지. 그게 중2병이라는 무서운 병이라면 더더욱 말이야. 응? 그건 중2병때문이 아니야?
아.... 그렇구나. 다 큰 남자가 펭귄이랑 노는건 확실히 아는 척 하기가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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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큰일이야. 우리 오빠가 사라졌어. 혹시 언니네 오빠한테 연락온 거 없었어? 몇일 째 집에도 안들어오고 시합에도 나가지 않았대. 그게.... 내가 얼마 전에 오빠한테 심한 소리를 좀 했거든. 오빠 패션 센스가 너무 구리다고 말이야. 그랬더니 단단히 삐졌나봐. 집에 들어오지를 않네. 설마 그런것 때문에 나갔겠냐고? 언니. 십년이나 우리 오빠를 보고도 아직도 몰라? 우리 오빠 엄청 소심해. 십년 전에 엔도 오빠가 '넌 맨날 늦어'라고 말한 걸 아직도 가슴에 묻고있다니까? 밤마다 잠꼬대로 '넌 너무 늦어 엔도'라고 말하는데 아주 지겨워 죽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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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언니네 오빠는 왜 연락이 안된데? 언니도 혹시 그 반쪽짜리 레게머리 구리다고 뭐라고 했어? 아니라고? 하긴. 언니네 오빠 이탈리아 리그에 가있다고 했지? 만날 시간이 없었겠네. 그럼 왜 연락이 안되는거래? 아니야 언니 기운내. 곧 연락될거야. 하긴 우리 오빠는 2년째 행방불명이지만 말이야. 정말 오빠들 가출하는거 뒤치닥거리하느라 힘들어죽겠어. 우리 오빠들은 나이를 거꾸로 먹나봐. 초딩도 아니고 뭐하자는거야 정말. 하긴. 우리가 참아야지 어쩌겠어. 무지개 색이 예쁘다며 색깔별로 펭귄 사육하는 그런 오빠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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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나 우리 오빠 찾았어. 근데 말이야 난 더 이상은 용납이 안돼. 아무래도 우리 오빤 중2병 말기가 되었나봐. 십년이나 투병생활했는데도 전혀 나아지질 않아. 다른 사람들은 중3되면 완치된다는 데 우리 오빠는 왜이래? 아니야, 안돼. 차마 언니한테 설명할 수가 없어. 상상도 못하겠어. 말로 꺼내면 난 울어버릴 것 같애. 아니야, 그러니까 그게 말이지. 오빠를 만났는데 오빠가 글쎄 머리에 염색을 한거야. 어릴 때 무스 쳐바르면서 '머리는 하늘과 가까울수록 좋다'던 오빠가 머리를 잔뜩 내리고 말이지. 아니 근데 그게 당췌 듣도보도 못한 초록색으로 염색을 했더란 말이야. 머리는 왜 내렸냐고 물으니까 그땐 키 커보여야 되서 그랬데. 참나. 그럼 지금은 키가 아주 크셔서 냅두는거냐고.
근데 더 웃긴건 그 초록색 머리에 빨간색 양복을 껴입었더란 말이야. 손에는 반지가 주렁주렁 달려있고 귀에는 피어싱이 주렁주렁 달려있고. 난 오빠를 보자마자 경악할 수 밖에 없었어. 마치 집나가서 폭주족이 된 남동생을 만난 그런 기분이랄까. 오빠가 너무 쪽팔렸어. 난 그게 꿈이기를 간절히 바랬지만 깨어나지 않았지. 세상에 상상이나 가? 빨간 양복에 초록색 염색이라니. 내가 얼마 전에 미술시간에 배웠거든. 빨간색과 초록색은 보색이라고 말이야. 그렇게 배치하면 눈에 더 잘띄지만 엄청나게 촌스러운 배열이 된다는 것 쯤은 나도 안다고. 그런데 우리 오빠가 그런 복장을 하고있더란 말이야. 그게 멋있다고 생각하나봐. 게다가 자기도 피어싱 뚫을 때 아파서 찔끔거렸을 거면서 마치 태어날 때 부터 피어싱을 하고 태어난 존재인 양 거만을 떨더라니깐.
그뿐이면 양반이게? 다리 꼬고 턱 괴고 앉아서 세상 다 가진듯한 표정을 짓고있는데, 어금니 꽉 물란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간신히 참았어. 내가 장담하는 데 손가락하나 안움직이고 살고 있는 척해도 그 오빠는 여전히 해뜨기 전에 일어나서 머리에 광택제 바르고 고데기하고 눈썹깍으면서 살고 있을거야. 내기해도 좋아. 오빠 앞머리 치우면 거기에는 틀림없이 번개모양 눈썹이 있을테니까. 중2병 말기 환자는 약도 없다는데 난 이제 우리 오빠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어. 도대체 우리 오빠가 철들려면 몇년을 더 기다려야되는거야? 아니, 이젠 더는 못기다리겠어. 우리 오빤 정말이지 너무 이상해! 난 이제 오빠랑 인연 끊을거야, 말리지 마!
.......뭐.
초록색 고글.....?
- ㅋㅋㅋㅋㅋㅋㅋ끝 -
이거 읽고 빚님이 만화로 그려주셨어여!!!'///' 빚님 넘 욱곀ㅋㅋ재밌엌ㅋㅋ넘 좋은분이얔ㅋㅋㅋ
만화보러 가기 >> http://cafe.naver.com/levelfive/7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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